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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 - 닭의장풀(달개비)

by likebnb 2010. 8. 9.

육년쯤 전 여름의 일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되어서 였지요.
집 뒤로 작은 산이 하나 있어요. 당시엔 지금처럼 잘 정비해 놓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닐 만 했습니다.

아이들 유치원도 바로 집 앞에 있었구요. 그 유치원 바로 옆이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이었습니다.
쉬는 날은 아니었는데 출근이 조금 늦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차를 가지러 그 산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중에 평소에 못봤던 작은 꽃을 발견했어요.
꽃모양도 특별했지만 그 빛깔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한 눈에 반할 만 했지요.

쉽게 눈에 띌만큼 충분히 크지도 않고, 양지 바른 곳에 드러나 있지도 않았기에 더욱 끌리는 그녀였습니다.



닭의장풀이라고도 불리우는 달개비를 소개합니다.








7월부터 8월 사이에 피어나는 한해살이 풀입니다. 꽃잎은 하늘색이구요.








꽃잎은 세 장인데, 그 중 두 장은 보시는 바와 같이 하늘색으로 쉽게 눈에 띄지만 나머지 한 장은 무색이고 아주 작습니다.







두 장의 꽃잎은 그 지름이 6mm 정도입니다. 나머지 한 장은 1mm 정도구요. 정말 작은 꽃입니다.







수술이 여러 개 보이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것은 한두개 뿐이랍니다. 나머지는 헛수술이라네요.
어디서 날아 왔는지 위에 사진을 찍고나자 아직 날개를 잃지 않는 숫개미가 내려 앉았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달개비를 압척초라고 부른답니다. 약재로도 쓰인다는 얘기지요.








영어권에서는 Day Flower라고 부른다네요. 학명은 Commelina communis L. 이라고 합니다.
학명에 얽힌 재미난 얘기도 있는데, 저만 재밌어 하는 거 같아서 그냥 건너 뜁니다.






길을 걷다가 오랜된 지인을 만난 것 처럼 반가웠습니다. 사실은 7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발견했었지요.
그리고 하루는 맘 잡고 출근길에 카메라로 담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