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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시간을 기록하는 작업 - 자산홍(진달래과)

by likebnb 2010. 6. 17.


사진은 빛을 담는 작업이라는 말을 했다. 아울러 사진은 시간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특정한 대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특정한 이정표를 기록하는 것은
사진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지난 4월초 부터 최근 6월 중순에 이르기 까지 문래공원에서
진달래과 식물 중 하나인 자산홍을 대상으로 그 일대기를 기록해 볼 요량으로 틈틈이 사진을 담아 왔다.

사진을 취미로 시작한 지 이제 3년 차에 접어 들었지만 여전히 카메라에 대해서 사진에
대해서 모르기는 매 한가지인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사진을 담기 시작한 동기가
'사진을 위해서'가 아닌 '사진을 이용한'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사진을 이용한' 작업 중 관심을 갖고 있는 것 하나가 바로 무엇인가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작업이다.
그 작업이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식물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것이 그나마 쉬운 것이리라.

자산홍이 피고 지는 것, 그리고 열매 맺는 것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나 보도록 하자.







4월 8일, 자산홍을 처음 만나다.










4월 8일, 사실 푯말이 없었으면 이 잎이 자산홍의 잎이라는 것을 알길이 없었다










4월 25일, 꽃봉우리가 제법 탐스럽게 자랐다.










4월 30일, 올 봄은 유난히 날씨가 이상하다. 4월 말에 폭설이라니! 그래서인지 개화가 더디다.










4월 30일, 하지만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보니 활짝 핀 녀석들도 제법 눈에 띈다.










4월 30일, 자산홍은 다른 진달래과 꽃들과는 색이 쉽게 구분된다.










4월 30일, 꽃 뿐만 아니라 잎도 영산홍, 백철쭉, 산철쭉 등과는 구분이 쉽다.










5월 12일, 이제 여기 저기 할 것 없이 자산홍이 만개했다.










5월 19일, 일주일이 지나는 사이 비가 제법 내렸다. 그리고 자산홍의 꽃잎들도 이제 서서히 낙화의 시기를 맞았다.










5월 19일, 꽃잎이 떨어지고 기다란 꽃술만 하나 남았다.










5월 19일, 흙 위로 떨어져 내린 자산홍 꽃잎.










6월 16일, 이제 씨방이 여물기 시작한다. 자신을 꼭 닮은 씨앗들이 들어찰 것이다.








[Thinking like Barnabas...]

진달래과 식물인 자산홍은 '삭과'의 형태로 열매가 열린다고 합니다. 삭과라는 것은 영어식으로 말하자면 캡슐과도 같은
형태를 말하는 데요. 여러 개의 구분된 방들이 방사형으로 맞붙어 있는 모양입니다. 보통 이 삭과 열매들은 씨앗이 충분히
익을 즈음에 저절로 벌어져서 씨앗을 퍼뜨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말로 '열개과'라고도 부르네요.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