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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4

불을 품어라 헤이리에 갔습니다.우리가 종종 찾아가는 그 곳 마당엔 늘 그렇듯이 모닥불이 지펴져 있습니다. 유난히 오늘은 그 파랗고 빨간 불꽃이 눈이 부십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까닭일까요?몸에 느껴지는 열기 보다는 눈에 어리는 불꽃이 더 강렬합니다. 내 가슴 속에도 저런 불꽃을 품고 싶어집니다. 2012. 11. 11.
가을에 피는 꽃들 중에 코스모스 만한 것이 또 있을까? 가을에 피는 꽃들 중에 코스모스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소시 적에 이사를 많이 다녔었다. 그 중에서도 국민학교 5학년 무렵의 이사간 날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학교에 등교한 사이에 이사는 이루어졌고, 하교 후에 물어 물어 이사간 곳을 찾아 갔다. 그 때 걸었던 그 길에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다. 왠지 나의 기분을 알아주는 듯 하늘거리는 것이 내 눈길을 사로 잡았고그날 이후로 난 코스모스와 남 모르는 유대를 갖게 되었다. 이제야 그것이 추억이 되었지만어린 마음엔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무게였다. 2012. 9. 29.
헤이리의 가을, 꽃 "헤이리에 가 보셨어요?" 이미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 거기!" 아니면 "아, 거기..."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이시리라 생각합니다.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곳, 재미 있는 형태의 건물들이 많은 곳,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할 것이 없는 곳 등 헤이리를 설명하는 표현들이 있지만저에게 있어서 헤이리는 각양각색의 식물들과 더불어 꽃들이 많은 곳입니다. "어디 이 꽃 이름 아시는 분 없으신가요?" 헤이리엔 유난히 꽃이 많습니다. 아니 도심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어서 헤이리가 많아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요.그리하여 얼마 전에 시간을 내서 헤이리에 다녀왔습니다. 가을꽃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려구요.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참 많더군요. 이름을 불러주기 전엔 "의미"로 다가올 수 없을텐데... 무지를 한탄 할 수 .. 2012. 9. 23.
삶의 빛 - 프로방스의 황혼 흔히 인생의 여정을 마칠 즈음을 황혼에 비유하곤 합니다. 하루 해가 다 가고, 태양은 서산 너머로 넘어갔으니 그 빛이 희미해졌고 마지막 남은 빛이 하늘에 미련으로 떠돌아 붉게 물든 노을이 곱습니다. 오늘이 그 인생의 마지막 날인 이는 저 마지막 해넘이를 어떤 심정으로 보게 될까요? 제 눈엔 하루의 수고를 마치고 맞이하는 휴식에 걸맞는 아름다운 밤의 시작으로 보입니다. 아직은 제 인생의 황혼이 가깝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 그런 생각은 한참은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해가 바뀌는 것이 이제는 슬슬 빨라지는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네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 보는 이 저녁놀이 누군가의 황혼이라면, 나의 황혼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었으면.. 2010.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