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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5

서울숲에서 만난 새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를 구입하고 처음으로 출사를 갔던 곳이 서울숲이었습니다. 복잡한 기능들과 숫자들의 조합이 낯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지요. 사진 폴더를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당시 서울숲에서 담았던 새들을 찾았습니다. 표준 망원 렌즈로 멀리 있는 새를 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원본 사진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서(Crop) 망원렌즈를 대신해 봅니다. 새들의 정확한 이름을 알면 좋겠는데 그렇질 못하니 우선은 사진 만이라도 올려 놓을까 합니다. 후에 그 이름을 알게되면 그 때 불러줘야지요. 2010. 7. 2.
생명의 숲, 공존의 숲 생명의 숲, 공존의 숲 가지가 잘려 나간 자리에 딱딱하게 옹이가 들어 앉았습니다. 바깥 세상과의 소통을 가로 막는 높은 담장이 있습니다. 이리 파이고 저리 깨어진 상처투성이 폐허가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은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순이 돋아나고, 잎이 자라나며 줄기가 넘어갑니다. 어머니 대지 위엔 수많은 각양 각색의 생명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같은 모양, 같은 색깔의 생명으로만 메워진 지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사는 모양이나 항취가 다름에도 그들은 조화롭습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고 나누며 살아갑니다. 서울의 숲은 공존하는 곳, 그런 생명들이 있는 곳입니다. 2010. 7. 2.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2)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그 꽃잎들이 모두 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채 가시지도 않은 붉은 열매가요.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는 꽃이지만 그 아름다운 꽃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도 한 그 비밀은 바로 '죽어야만 산다'는 것이지요. 꽃이 지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죽는 희생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생명을 전하기 위한 댓가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약속입니다. 내년 봄에도 아름다운 벚꽃 그늘을 볼 수 있기를... 2010. 5. 27.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한 여름의 뙤약볕을 받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에 알이 꽉 찬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지금은 해가 바뀌어 겨울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이월, 음력 초하루. 이제 머지 않아 새봄이 올텐데 아직도 가지를 떠나지 못한 열매들. 모진 바람 불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을 보내는 동안 저기 저 열매들은 윤기도 잃고 얼굴도 수척해졌다. 무성했던 잎들을 모두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처럼 삐쩍 말라버린 열매들이지만 그 속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0.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