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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7

그 땐 봄이었는데, 사진은 가을을 보인다. 몇년 전 봄에 홍콩을 경유하여 마카오에 다녀온 적이 있다. 마카오 북 쪽 섬에 있는 몬테요새(Mount Fortress)에 올라서면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건물의 옥상과 같은 곳으로 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어쩌면 그 곳 사람들에겐 그냥 평범한 정원일지도 모르겠지만 멀리 떠나 온 나에겐 신기한 모양의 꽃들이 많다. 어른이 된 나에게 '신기함'의 느낌을 주는 정원이다.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 꽃들도 많았지만 내 눈에 익숙한 꽃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은 '아, 가을인가?' 처음에도 말했지만 한국을 떠나올 때는 - 고작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다. - 3월 초 꽃샘추위가 아직 겨울과 봄을 가르고 있는 시점이었다.더우기 표준시로 네 시간 밖에 차이나지 않는 여기 마카오는 .. 2012. 11. 3.
가을에 피는 꽃들 중에 코스모스 만한 것이 또 있을까? 가을에 피는 꽃들 중에 코스모스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소시 적에 이사를 많이 다녔었다. 그 중에서도 국민학교 5학년 무렵의 이사간 날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학교에 등교한 사이에 이사는 이루어졌고, 하교 후에 물어 물어 이사간 곳을 찾아 갔다. 그 때 걸었던 그 길에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다. 왠지 나의 기분을 알아주는 듯 하늘거리는 것이 내 눈길을 사로 잡았고그날 이후로 난 코스모스와 남 모르는 유대를 갖게 되었다. 이제야 그것이 추억이 되었지만어린 마음엔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무게였다. 2012. 9. 29.
헤이리의 가을, 꽃 "헤이리에 가 보셨어요?" 이미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 거기!" 아니면 "아, 거기..."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이시리라 생각합니다.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곳, 재미 있는 형태의 건물들이 많은 곳,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할 것이 없는 곳 등 헤이리를 설명하는 표현들이 있지만저에게 있어서 헤이리는 각양각색의 식물들과 더불어 꽃들이 많은 곳입니다. "어디 이 꽃 이름 아시는 분 없으신가요?" 헤이리엔 유난히 꽃이 많습니다. 아니 도심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어서 헤이리가 많아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요.그리하여 얼마 전에 시간을 내서 헤이리에 다녀왔습니다. 가을꽃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려구요.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참 많더군요. 이름을 불러주기 전엔 "의미"로 다가올 수 없을텐데... 무지를 한탄 할 수 .. 2012. 9. 23.
해국, 가을의 꽃 가을을 대표하는 꽃, 여러분은 뭐가 떠올려지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저 역시도 가을 하면 역시 국화의 향기가 먼저 떠올려집니다. 길가에 피어나 하늘거리며 지나가는 길손에게 손짓하는 코스모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가을꽃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가을 하면 국화꽃이지요. 면앙정 송순이 지조의 상징으로 꼽았던 황국의 그 진한 노란색은 어느 늦가을에 갑자기 내리친 풍상에도 의연하여 꿋꿋한 것이 그 빛을 잃지 않을 듯 합니다. 이에 못지 않은 순백의 국화꽃은 그 색 없음과는 달리 향기가 가득하니 이승을 떠나는 고인의 넋을 달래며 그 유지를 기리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가을의 들녘에서 뿐 아니라 푸른 하늘 밑 바닷가에서도 국화를 볼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 제가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해국입니다. 딴은 해변국이라고도.. 2010.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