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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3

무엇과 함께 담아낼 것인가? 오랫만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저기 전선들이 마주치는 곳에 해가 걸려 있다. 여기 이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일년 삼백육십오일의 해넘이를 바라봤을 이 전주들. 오늘은 갑자기 이 친구들이 부러워진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이제 막 파릇파릇한 이파리들을 내놓은 은행나무가 서 있다. 은행나무도 역시 이 자리에서 사계절을 누리면서 매일의 황혼을 즐겼으리라 생각하니 이도 역시 부러워졌다. [Thinking like Barnabas...] 화면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무엇과 함께 담을 것인가이다. 물론 지금 이 사진의 주인공은 우선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태양이다. 하지만 화면 가득 메우는 태양이 아닐 바에는 이 주인공과 함께 밋밋한 사진을 채워줄 조연을 캐스팅.. 2010. 5. 9.
수평분할 구도에 대해서 며칠 전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을 보았다. 항상 한밤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형편이었기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해넘이를 구경하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서로 다른 구도를 갖도록 크롭해 보았다. [Thinking like Barnabas...] 거창하게 제목을 붙였다. 수평분할구도라... 하지만 사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구도가 바로 수평분할구도라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의도에 따라선 이도 그 응용이 많겠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했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같은 사진, 그러니까 같은 대상을 가지고도 서로 다른 구도에 따라 전혀 다른 .. 2010. 5. 9.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퇴근길 정체가 유난히 심했던 날이었습니다. 사실 말이 퇴근길이지 저녁 열시가 넘어서 나선 귀가길이었지요. 여기저기 차들이 많습니다. 집으로 가는 모든 루트들이 정체가 심하다는 리포터의 답답한 목소리. 결국 자정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정릉터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저 앞으로 빛들이 그리고 차선과 자동차들의 후미등들이 모여들고 있는 소실점이 보입니다. 그 곳이 이 터널을 빠져나가는 출구겠지요. [Thinking like Barnabas...] 흔히들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거라고들 합니다. 이때 말하는 터널이라는 것은 일종의 비유겠지요. 인생의 힘든 시기를 빗대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여러 차례의 터널을 경험하게 됩니다. 새로운 터널의 시작은 설레이기도 합니다.. 2010.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