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의 일이다.
지금 사용 중인 카메라를 사고나서 처음으로 출사를 나섰던 날.
서울숲에서 이 이름 모르는 식물을 보았다.
꽤 높은 담장이었는데
이 녀석은 지칠줄 모르는 투지를 갖고
담장 너머 저쪽에서 기어 올라 결국 이 담장을 넘고야 말았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지나온 길에 여정을 기록하듯
마디마디 마다엔 작고 앙증맞은 잎을 한쌍씩 돋아내고 있다.
어쩌면 그 마디마디가
말 그대로 자신의 한계와 맞 싸웠던
고비고비의 순간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수직으로 곧은 벽을 타고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에는, 더우기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못한
이 녀석에겐 더욱 더 그러했을 것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이 녀석은 본능적으로 기어 오른 걸까?
[Thinking like Barnabas...]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쉬지 않고 숨을 쉬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그것만으로 뭔가 부족하다.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이라는 것은 비단 육신의 문제 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고 그 꿈을 키워 나가는 오늘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성장이고,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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