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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목련의 일생 - 사월의 노래

by likebnb 2010. 6. 1.

사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러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지난 4월, 보송보송한 솜털로 뒤덮인 목련 꽃송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돋아났습니다.









그리고 파란 하늘에 박힌 보석 처럼 빛나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수줍게 얼굴을 내민 목련









꿈만 같은 봄의 날들이 계속되고 목련은 봄볕에 겨워 온 몸을 풀어 헤치고 만개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내린 봄비 끝에 탐스러웠던 꽃잎은 모두 떨어지고 퇴색이 짙어만 갑니다.









그 떨어진 꽃잎이 잊혀져 갈 무렵, 목련의 초록빛 잎들이 뜨거워진 햇볕을 가리우는 그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꽃자리에 생명이 들어 앉았습니다. 내년 봄을 기약하는 열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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