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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by likebnb 2010. 7. 15.




제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입니다. 5학년 무렵이지요.
저의 고향은 항구 도시, 목포. 그곳에서도 해변 가까운 곳, 그러니까 북항이라고 불리우는 그 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집 근처의 길은 아스팔트 길이긴 하나 갓길로는 여전히 흙이 남아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 있는 보기 좋은 길이었지요.

어린 나이였슴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에서 들었던 유행가 가사를 혼자서 읇조리며 그 길을 걷곤 했습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 ....




시간은 다시 2년 전으로 껑충 뛰어 2008년의 7월 초가 되었습니다. 
중랑천에서 반가운 님이라도 만나게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코스모스를 보면은 아직도 저는 소년이 됩니다.
아직 여름다운 여름도 오기 전에 중랑천의 가을은 벌써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이 이제 막 피어나려는 순간입니다.








코스모스 특유의 꽃잎, 그 꽃잎 끝이 멋드러지게 갈라진 게 저는 좋았습니다.






색이 정말 곱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다시 한 번 보시지요. 우리 눈은 보고 싶은 것을 봅니다.






한들한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사진으로만 봐선 초여름이라는 게 느껴지질 않네요.






다른 꽃들과도 참 잘 어울립니다. 저도 그래야 할텐데......






꿀벌에게도 인색하지 않은 코스모스(Cosmos), 우주(Cosmos)와도 같은 마음을 품었습니다.






잎이 몇 장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름다운 꽃입니다. 상실의 아픔이 있을지언정 그것이 추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상실의 아픔을 딛고 선 의연함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2008년 7월 6일, 오후에 중랑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