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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 유희윤 봄눈 유희윤 "금방 가야 할 걸 뭐하러 내려왔니." 우리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 눈물 글썽한 봄눈입니다. "금방 가야 할 걸 뭐하러 내려왔니..." 물론 내려온 것이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리라. 어쩔 수 없이 짧은 만남 뒤에 다시금 긴 떨어짐이 있음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 그리 튀어 나온 것이리라. [Thinking like Barnabas...] 이른 아침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에 스크린 도어에 새겨진 시 한 편을 보았습니다. 때마침 어버이날 아침에 말이지요. 효율과 합리적인 방식을 우선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멀리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는 것이 그런 것 중 하나겠지요. 먼 길을 달려 내려가 잠깐 얼굴 뵙고 또 다시 그 길을 되짚어 돌아와야.. 2010. 5. 8.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퇴근길 정체가 유난히 심했던 날이었습니다. 사실 말이 퇴근길이지 저녁 열시가 넘어서 나선 귀가길이었지요. 여기저기 차들이 많습니다. 집으로 가는 모든 루트들이 정체가 심하다는 리포터의 답답한 목소리. 결국 자정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정릉터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저 앞으로 빛들이 그리고 차선과 자동차들의 후미등들이 모여들고 있는 소실점이 보입니다. 그 곳이 이 터널을 빠져나가는 출구겠지요. [Thinking like Barnabas...] 흔히들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거라고들 합니다. 이때 말하는 터널이라는 것은 일종의 비유겠지요. 인생의 힘든 시기를 빗대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여러 차례의 터널을 경험하게 됩니다. 새로운 터널의 시작은 설레이기도 합니다.. 2010. 5. 8.
신비의 섬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날이 궂은 날이면 뜨듯한 아랫목에 엎드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책을 읽곤 했다. 당시 내겐 공부방이나 책걸상이 따로 있질 않았었기에 자연스레 큰방 아랫목은 나의 독서실이자 독서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유하지 못했을 뿐더러 빠듯했던 살림이었지만 어머니께선 아들래미에게 책 사주시는 것엔 후하셨기에 어린 시절의 나는 책을 통하여 갖가지 꿈을 꿀 수 있었다. 당시 읽었던 책들 중에서 지금도 종종 기억에 떠오르는 것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십오 소년 표류기'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바로 그 '십오 소년 표류기'의 작가인 쥘 베른의 명작 중의 명작인 '신비의 섬(The Mysterious Island)'이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거의 끝나갈.. 2010.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