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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5

봄이 오는 소리 - 산수유 봄이, 새 봄이 저만치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곧 산수유 노오란 꽃이 피어나겠지요. 새 잎이 돋아 나기도 전에 작고 어여쁜 꽃부터 피워내는 산수유. 이른 봄에 꽃망울이 떨어진 자리에 맺혀서 그 해 가을에야 비로소 빨갛게 익은 열매가 겨울 혹독한 추위를 버텨내고 아직 가지에 매달려 있는데, 그 가지 끝에서 또 다시 노란 꽃이 피어납니다. 봄이 무르 익을 쯤에 꽃이 떨어지고 연두빛 열매가 맺힙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받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올 쯤이면 비로소 그 열매는 빨간 빛을 띠게 됩니다. 그리고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 동안 가지 끝에 달려서 스스로를 다지고 다져서 원숙한 열매가 됩니다. 그 열매를 따다가 잘 씻어서 다시금 말린 후에 차로 달여 마시면 여러 가지로 몸에 유익하.. 2010. 5. 31.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2)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그 꽃잎들이 모두 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채 가시지도 않은 붉은 열매가요.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는 꽃이지만 그 아름다운 꽃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도 한 그 비밀은 바로 '죽어야만 산다'는 것이지요. 꽃이 지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죽는 희생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생명을 전하기 위한 댓가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약속입니다. 내년 봄에도 아름다운 벚꽃 그늘을 볼 수 있기를... 2010. 5. 27.
몰두(沒頭)하고 있으십니까? 몰두(沒頭)하고 있으십니까? 우리 집 큰 아이는 종종 내가 '희찬아~' 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는 경우가 있다. 옆집에서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도 들리는, 작은 집 안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안들릴리도 없고, 청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도 아니다. 어떤 때는 바로 옆에 다가가서 불러도 대답이 없다. 흔들어 깨워야 할 정도로 뭔가에 깊이 빠져 드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깊이 빠져들어 결국엔 그 일에 동화된다. 오로지 지금 하는 그 일에 전념하는 이 아이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그 일에 쏟아 붓는다. 외곬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조심스럽게 하면서도 난 이 아이에게서 몰두를 배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묻는다. '몰두하고 있으십니까?' '무엇에 전념하고 있으십니까?' 2010. 5. 25.
누구든지 쉼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 때에는 사양말고 이 빈 의자에 앉아야 한다. 누구든지 빈의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 그 때에는 대가없이 의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자가 되어 주기도 하고 서로에게 의지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쉼이 필요할 때, 당신의 빈의자가 되어줄 사람은 누구? 2010.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