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토에세이20

감사라는 이름의 꽃 민들레의 꽃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는 것 같다. 꽃말이라는 게 전승에 의해서 전해져 오는 것이라 그 근거가 명확한 경우는 드물지만 듣고 보면 그럴듯 한 것이 꽃의 모양새나 쓰임새 또는 피고 지는 생태를 잘 관찰한 뒤에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 아닐까 싶다.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어느 곳에 앉게 된다. 맞다. 우연이다. 의도적으로 어느 지점에 안착하기란 홀씨 입장에선 무리인 것이다. 생소한 곳이다. 물은 충분한지, 햇볕은 따사로운지. 사실 물이 너무 많아도 안될 것이며 햇볕이 너무 강렬해도 안될 일이다. 민들레 홀씨가 떨어진 그 곳은 뿌리를 내리기엔 너무나도 척박하게 굳어 버린 메마른 땅일 수도, 흙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돌무더기일 수도, 아니면 사람들의.. 2010. 6. 24.
황국을 보며 풍상(風霜)이 섞어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이온양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학창 시절에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면앙정 송순의 시조입니다. 제작년 가을 무렵에 어느 식당 앞을 지나다가 기품있고 향이 그윽한 노란 국화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카메라로 담아 보았습니다. 황국이 달리 무슨 뜻을 지녔겠습니까만은 그래도 누군가의 심정을 헤아리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참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우리 삶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표현 방식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또 어떤 이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헤아리면 족하지 않은가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찌 사람이 신이 아닐진대, 표현하지 않은 .. 2010. 6. 20.
비상 - 박차고 오르다 저 높은 창공을 유유히 날으는 한 마리 새. 날개를 떠받치고 있는 기류를 타고 아름다운 비행을 한다. 하지만 그 멋진 비행을 하고 있는 새도 하늘로 떠오르기 전엔 땅에 발을 붙이고 있었을 것이다. 멋진 비상을 꿈꾸면서... [Thinking like Barnabas...] '박차고 오르기' 위해서는 집중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말 표현인 '박차고 오르다'는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입니다. 역동적인 표현인데다가 그 안에 앞서 얘기한 집중된 에너지라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비상을 위한 집중된 에너지에 대해서 항공기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우리 나라 국내선의 경우, 이륙해서 순항고도에 이르기까지 소모하는 연료가 전체 연료의 반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즉, 대부분의 에너지를 이륙을 위해서.. 2010. 6. 3.
봄이 오는 소리 - 산수유 봄이, 새 봄이 저만치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곧 산수유 노오란 꽃이 피어나겠지요. 새 잎이 돋아 나기도 전에 작고 어여쁜 꽃부터 피워내는 산수유. 이른 봄에 꽃망울이 떨어진 자리에 맺혀서 그 해 가을에야 비로소 빨갛게 익은 열매가 겨울 혹독한 추위를 버텨내고 아직 가지에 매달려 있는데, 그 가지 끝에서 또 다시 노란 꽃이 피어납니다. 봄이 무르 익을 쯤에 꽃이 떨어지고 연두빛 열매가 맺힙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받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올 쯤이면 비로소 그 열매는 빨간 빛을 띠게 됩니다. 그리고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 동안 가지 끝에 달려서 스스로를 다지고 다져서 원숙한 열매가 됩니다. 그 열매를 따다가 잘 씻어서 다시금 말린 후에 차로 달여 마시면 여러 가지로 몸에 유익하.. 2010.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