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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2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꽃이 피고나면 이윽고 그 꽃이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또 그렇게 꽃이 져야만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습니다. 그리고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구요. 이것이 순리일진데 만약 꽃이 스스로 원하기를 '이대로 지는 것이 싫다. 난 영원히 이 모습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라고 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꽃이 지는 것이야말로 그 모습을 후대에 전하는 유일한 방법일텐데 말입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깔아 놓은 아스콘 위로 벚꽃의 꽃잎들이 내려 앉았습니다. 가장자리 쪽으로는 두텁게 모여들었네요. 말 그대로 꽃길이로군요. 진달래과의 나무들 사이 사이의 흙 위에도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이제 막 피어난 민들레 옆에도 찾아왔구요. 또 다른 꽃잎이 길가에 내려 앉았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 2010. 7. 16.
목련의 일생 - 사월의 노래 사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러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지난 4월, 보송보송한 솜털로 뒤덮인 목련 꽃송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돋아났습니다. 그리고 파란 하늘에 박힌 보석 처럼 빛나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수줍게 얼굴을 내민 목련 꿈만 같은 봄의 날들이 계속되고 목련은 봄볕에 겨워 온 몸을 풀어 헤치고 만.. 2010.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