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6 잘 돌아왔어 지난 번에 유럽 여행기를 쓸 것을 계획한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소소한 감상을 놓칠 수 없어 앞뒤 재지 않고 이 글을 쓴다. 한국에 돌아온 그 다음 첫 주 월요일에 올림픽 공원엘 갔다. 아직은 지난 겨울의 쌀쌀함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초봄에 여행을 떠났는데 돌아와 보니 그 쌀쌀함은 완전히 가신 완연한 봄이다. 높고 뾰족한 건물들, 그 연대를 가늠할 수 없는 고색 찬연한 유럽의 건물들에 흠뻑 젖어 돌아온 나에게 한국의 봄은 더 이상 이전에 늘 보던 익숙한 풍광이 아니다. 이 날씨와 경치가 이국적인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사진은 몽촌토성과 함께 있는 올림픽 공원에 조성된 연못과 연못에 투영된 봄옷 입은 나무들과 예쁜 봄꽃들의 모습이다. 분명 봄처녀가 가슴 설렐 풍경이다. 어디 봄처녀 뿐이랴. 마흔을 .. 2013. 5. 6.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벽송사 지난 주말 잘 아는 후배 한 명이 지리산 둘레길엘 다녀왔다고 한다. 모두 다섯 개의 코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 네번째와 다섯번째 코스를 다녀왔다고 했다. 마냥 부러워하는 내게 그 후배가 보내 준 사진 한 장. 벽송사라는 이름의 사찰을 지리산 둘레길 어딘가에서 내려다 본 전경이다. 때마침 비가 조금씩 내리는 중이라 산중턱 위를 뒤덮은 안개가 운치를 더한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조금 어둡고 비뚤어진 것을 약간의 보정을 거쳐서 바로 잡아 보았다. 그러면서 내심 '나도 꼭 한 번 가봐야지' 라고 다짐해본다. 2010. 10. 26. 내 고향 남쪽 바다 나이가 들고 나서야 내 고향 앞 바다의 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Thinking like Barnabas...] 2010. 5. 14. 고향의 바다 몇해 전 설, 고향에 내려 갔을 때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종점에 위치한 내 고향집 가는 길 옆으로 전에 없던 다리가 놓인 것을 보았다. 어린 시절 종종 철선을 타고 건너 다녔던 압해도. 그 섬을 이젠 다리를 타고 건널 수 있게 된 것이다. 집에 도착한 다음 날 오후에 그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갔다. 학창시절엔 이 섬에 참 많이도 왔었다. 그 때의 추억이 더듬더듬 떠올려지는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 갔다. 당시엔 포장된 도로가 없었지만 이젠 섬 곳곳으로 이어진 길이 대부분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길 양쪽으로 여전히 포도밭, 배밭 그리고 전엔 흔치 않았던 무화과 밭이 눈에 띈다. 드디어 섬의 거의 끄트머리까지 왔다. 송공산이 보인다. 산의 기슭으로 조금 올라가서 저 쪽 바다를 내려다 본다. 그리고 한 폭.. 2010. 5. 11. 무엇과 함께 담아낼 것인가? 오랫만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저기 전선들이 마주치는 곳에 해가 걸려 있다. 여기 이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일년 삼백육십오일의 해넘이를 바라봤을 이 전주들. 오늘은 갑자기 이 친구들이 부러워진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이제 막 파릇파릇한 이파리들을 내놓은 은행나무가 서 있다. 은행나무도 역시 이 자리에서 사계절을 누리면서 매일의 황혼을 즐겼으리라 생각하니 이도 역시 부러워졌다. [Thinking like Barnabas...] 화면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무엇과 함께 담을 것인가이다. 물론 지금 이 사진의 주인공은 우선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태양이다. 하지만 화면 가득 메우는 태양이 아닐 바에는 이 주인공과 함께 밋밋한 사진을 채워줄 조연을 캐스팅.. 2010. 5. 9. 수평분할 구도에 대해서 며칠 전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을 보았다. 항상 한밤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형편이었기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해넘이를 구경하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서로 다른 구도를 갖도록 크롭해 보았다. [Thinking like Barnabas...] 거창하게 제목을 붙였다. 수평분할구도라... 하지만 사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구도가 바로 수평분할구도라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의도에 따라선 이도 그 응용이 많겠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했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같은 사진, 그러니까 같은 대상을 가지고도 서로 다른 구도에 따라 전혀 다른 .. 2010. 5.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