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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2

살아 있는 동안 걷는다면 그것이 나의 길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 옥수동에서 서울숲으로 진입하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 중에 발견한 이 담쟁이를 만난 것이 벌써 오래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무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햇살이 따가운 날씨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더욱 이 녀석의 걸음걸이가 당차 보이지 않을 수 없었지요. 과연 이 친구는 그 걸음걸이의 속도가 어느 정도일까요? 토끼와 경주를 벌였던 거북이나 나무 위에서 좀처럼 내려올 줄 모르는 나무늘보, 아니면 느림의 대명사인 달팽이와 견줄 수 있을까요.말도 안되는 소리죠. 맞습니다. 웅크리고 앉아서 한참을 들여다 봤지만 이 녀석이 그 발을 떼는 것을 볼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친구가 이 자리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일, 수학적인 공리와 공.. 2012. 12. 2.
이름 없는 들풀이지만 '비바람 속에서도 꽃은 피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 소시적 부르던 동요의 한 소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광경에 매료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길에 한번씩 올려다보고 지나갑니다. 처음 담장 위에 뿌리를 내렸을 그 때엔 정녕 몰랐을 겁니다. 그 곳이 그렇게 척박한 곳이라는 것을. 아무리 보아도 그 담장 위에선 물이라곤 있을 것 같질 않습니다. 요즘 처럼 무더운 날씨에 타들어가는 듯 작렬하는 태양빛에 목 마르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고 경이롭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습니다. 한 때, 저 역시도 마치 저 담장 위 들풀과 같은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요. 앞뒤좌우로 꽉 막혀서 어디 한군데도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없는 그런 시절을 사오년 정도 겪었습.. 2010.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