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속에서

해질 무렵, 여름 내음이 파고든다.

by likebnb 2011. 9. 1.



며칠 전 서둘러 귀가한 덕분에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내릴 수 있었다.
버스 문이 열리고 보도 블록 위로 발을 내딛으면서 본능적으로 심호흡을 한다.

답답했던 가슴을 파고드는 해질녘의 여름 내음이 허파 구석구석으로 삽시간에 퍼진다.
그리고 내 머릿속은 삼십여년 전 한 소년의 기억으로 가득 매워진다.

누구에게나 자기 만의 계절, 자기 만의 향기가 마음 속 한 켠에 기록되어 있으리라.
그리고 그 계절의 내음은 문득 문득 떠올라서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버스에서 내려 설 때, 가슴을 펴고 눈을 크게 뜬 뒤 가슴 깊이 이 계절의 내음을 깊이 들여 마셔 보자.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어 반겨주는 해질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오늘도 행복한 날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