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뙤약볕을 받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에
알이 꽉 찬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지금은 해가 바뀌어 겨울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이월, 음력 초하루.
이제 머지 않아 새봄이 올텐데 아직도 가지를 떠나지 못한 열매들.
모진 바람 불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을 보내는 동안
저기 저 열매들은 윤기도 잃고 얼굴도 수척해졌다.
무성했던 잎들을 모두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처럼
삐쩍 말라버린 열매들이지만 그 속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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