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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비오는 날 여행하기

by likebnb 2015. 1. 1.



힘들게 준비한 여행, 맑은 날씨면 더 좋았겠지만.

지나고 보니 궂은 날씨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난 해 봄,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서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도심으로 들어서면서는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다.


침사츄이, 몇 해 전 처음 와 본 이 곳, 두번째라고 반갑다.

한국을 떠날 때 혹시 몰라 챙겼던 작은 삼단 우산을 펼쳐들고 빗길을 걷는다.


지난 번엔 그냥 밖에서만 흘려보았던 구룡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공원 안은 생각보다 꽤 넓다. 빗속이긴 하지만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화창한 봄날이라면 화보에서 봤을법 한 광경들이었겠지만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는 구룡공원과 그 안의 모든 것들은 예상 외의

모습으로 카메라 속으로 들어온다.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는데도

빗줄기는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굵어진다. 

옷도 다 젖었다.

쿨한 척, 빗속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지만

이젠 카메라를 거둬들여야 할 때다.


구룡공원과 이어진 육교를 건너 하버시티로 이동했다.

추위가 어느 정도 가시고 정신이 돌아올 즈음 빅토리아항에 다다랐다.


그리고 만난 이 장면.


일년 정도가 지나고 잊고 살다가 우연히 다시 발견한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난 궂은 날씨 속의 여행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