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등걸1 나에게 늘어나는 나이테는 나무 등걸을 바라보면서, 그 등걸에 잘게 새겨진 나이테를 바라보면서 이런 저런 소회에 빠져 들었다. 엄청난 힘으로 몰아 부치는 폭풍우 속에서 떨어져 나간 가지, 그 자리에 생긴 딱딱한 옹이. 비 바람에 온 몸을 흥건하게 적신 후에 뜨겁게 내리쬐는 한 여름 강렬한 햇볕에 쩍쩍 갈라진 그 나뭇결들. 나이들어 늙어버린 나무 등걸, 이젠 그 화려했던 영화도 알아 볼 수 없게 된 그저 한낱 잘려진 밑둥에 불과하지만 그 등걸에 새겨진 나이테는 숱한 역경을 헤치고 나온 노장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어느덧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세월을 살아 버리게 된 지금, 내 인생에 새겨진 나이테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해를 거듭하면서 눈에 띄게 늘어나는 잔주름들이 온화한 모습으로 비쳐졌으면 좋겠다. 희끗하게 한올씩 은빛을 반.. 2010. 7.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