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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2

나는 계절을 기록하고 있다 한낮에는 뜨거운 햇볕에 엄두가 나질 않다가 해가 기우니 그나마 움직일만 하다. 오랫만에 카메라를 챙겨들고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처음 시작은 '산딸나무'를 찍고 싶은 마음에서였는데 한 장 두 장 찍다가 보니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오월의 싱그러움을 이어 받아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유월 초순, 연두빛 고운 잎들은 이제 제법 짙은 초록이다.고개를 들어 하늘은 올려다보면 "녹색들"이 보인다. 단풍나무 꽃이 진 자리에 날개 모양의 열매가 맺혔고, 아직 이르지만 단풍잎은 머지 않아 찾아 올 가을을 준비한다.오월의 꽃 장미는 아직도 위용을 뽐내고 있다.벗꽃이 진 자리엔 버찌가 들어차서 빨갛다 못해 검붉은 빛을 띤다.산딸나무의 꽃받침은 십자모양의 특유의 자태를 한 없이 드러내고이름 모를 작은 꽃 주위.. 2013. 6. 9.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2)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그 꽃잎들이 모두 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채 가시지도 않은 붉은 열매가요.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는 꽃이지만 그 아름다운 꽃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도 한 그 비밀은 바로 '죽어야만 산다'는 것이지요. 꽃이 지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죽는 희생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생명을 전하기 위한 댓가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약속입니다. 내년 봄에도 아름다운 벚꽃 그늘을 볼 수 있기를... 2010.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