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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2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꽃이 피고나면 이윽고 그 꽃이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또 그렇게 꽃이 져야만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습니다. 그리고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구요. 이것이 순리일진데 만약 꽃이 스스로 원하기를 '이대로 지는 것이 싫다. 난 영원히 이 모습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라고 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꽃이 지는 것이야말로 그 모습을 후대에 전하는 유일한 방법일텐데 말입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깔아 놓은 아스콘 위로 벚꽃의 꽃잎들이 내려 앉았습니다. 가장자리 쪽으로는 두텁게 모여들었네요. 말 그대로 꽃길이로군요. 진달래과의 나무들 사이 사이의 흙 위에도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이제 막 피어난 민들레 옆에도 찾아왔구요. 또 다른 꽃잎이 길가에 내려 앉았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 2010. 7. 16.
앨범을 들춰 보는 것 처럼 앨범을 들춰 보는 것 처럼 노트북의 폴더를 열어 지난 봄에 - 불과 두어 달 전이지만 - 담았던 벚꽃 사진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이제 제법 무더운 날씨로 접어 들어 언제 그랬냐는 듯 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여름이 꿰 차고 있습니다. 오늘도 무척 덥더군요. 간간이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지만 봄비와는 전혀 다른 후끈한 열기를 품고 있는 빗방울들이었습니다. 아무튼 여름으로 접어 든 칠월에 벚꽃을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다릅니다. 맑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얗디 하얀 그 꽃잎이 산들 산들 불어 오는 봄 바람에 춤추며 손을 흔들던 그 봄의 꽃, 벚꽃. 벚꽃 구경 한 번 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2010.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