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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5

지금 내 마음은... 지금 내 마음은 누가 봐도 그냥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저기 저 징검다리 사이 사이를 흐르면서 동요하는 물살들 처럼 잔잔한 듯 하던 마음이 어느덧 시끌벅적하게 요란스럽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조용하게 살면서 평온하게 잔잔하게 고요한 물 흐르듯 살아가고 싶지만 이렇게 문제를 만나면 그 좁은 틈바구니를 헤집고 지나는 동안 온갖 잡음이 일어나고 마음 속은 격동하는 소용돌이들이 무수히 생겨납니다. 사실 물줄기라는 것이 겉으로 보면 잔잔하여 아무 일도 없이 고요한 것 같지만 그 수면 밑으로는 나름대로 에너지 넘치는 흐름의 줄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 흐름을 막는 무엇인가가 나타나면 더 이상 그 에너지를 감출 방법이 없는 것이지요. 더 많은 물을 담아 그 수위가 높아져서 문제들을 삼켜버리지 않는 이상.. 2010. 7. 18.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꽃이 피고나면 이윽고 그 꽃이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또 그렇게 꽃이 져야만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습니다. 그리고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구요. 이것이 순리일진데 만약 꽃이 스스로 원하기를 '이대로 지는 것이 싫다. 난 영원히 이 모습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라고 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꽃이 지는 것이야말로 그 모습을 후대에 전하는 유일한 방법일텐데 말입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깔아 놓은 아스콘 위로 벚꽃의 꽃잎들이 내려 앉았습니다. 가장자리 쪽으로는 두텁게 모여들었네요. 말 그대로 꽃길이로군요. 진달래과의 나무들 사이 사이의 흙 위에도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이제 막 피어난 민들레 옆에도 찾아왔구요. 또 다른 꽃잎이 길가에 내려 앉았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 2010. 7. 16.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제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입니다. 5학년 무렵이지요. 저의 고향은 항구 도시, 목포. 그곳에서도 해변 가까운 곳, 그러니까 북항이라고 불리우는 그 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집 근처의 길은 아스팔트 길이긴 하나 갓길로는 여전히 흙이 남아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 있는 보기 좋은 길이었지요. 어린 나이였슴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에서 들었던 유행가 가사를 혼자서 읇조리며 그 길을 걷곤 했습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 .... 시간은 다시 2년 전으로 껑충 뛰어 2008년의 7월 초가 되었습니다. 중랑천에서 반가운 님이라도 .. 2010. 7. 15.
앨범을 들춰 보는 것 처럼 앨범을 들춰 보는 것 처럼 노트북의 폴더를 열어 지난 봄에 - 불과 두어 달 전이지만 - 담았던 벚꽃 사진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이제 제법 무더운 날씨로 접어 들어 언제 그랬냐는 듯 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여름이 꿰 차고 있습니다. 오늘도 무척 덥더군요. 간간이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지만 봄비와는 전혀 다른 후끈한 열기를 품고 있는 빗방울들이었습니다. 아무튼 여름으로 접어 든 칠월에 벚꽃을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다릅니다. 맑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얗디 하얀 그 꽃잎이 산들 산들 불어 오는 봄 바람에 춤추며 손을 흔들던 그 봄의 꽃, 벚꽃. 벚꽃 구경 한 번 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2010.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