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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17

봄이 오는 소리 - 산수유 봄이, 새 봄이 저만치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곧 산수유 노오란 꽃이 피어나겠지요. 새 잎이 돋아 나기도 전에 작고 어여쁜 꽃부터 피워내는 산수유. 이른 봄에 꽃망울이 떨어진 자리에 맺혀서 그 해 가을에야 비로소 빨갛게 익은 열매가 겨울 혹독한 추위를 버텨내고 아직 가지에 매달려 있는데, 그 가지 끝에서 또 다시 노란 꽃이 피어납니다. 봄이 무르 익을 쯤에 꽃이 떨어지고 연두빛 열매가 맺힙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받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올 쯤이면 비로소 그 열매는 빨간 빛을 띠게 됩니다. 그리고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 동안 가지 끝에 달려서 스스로를 다지고 다져서 원숙한 열매가 됩니다. 그 열매를 따다가 잘 씻어서 다시금 말린 후에 차로 달여 마시면 여러 가지로 몸에 유익하.. 2010. 5. 31.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2)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그 꽃잎들이 모두 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들어 앉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채 가시지도 않은 붉은 열매가요.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는 꽃이지만 그 아름다운 꽃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도 한 그 비밀은 바로 '죽어야만 산다'는 것이지요. 꽃이 지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죽는 희생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생명을 전하기 위한 댓가입니다. 꽃이 지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약속입니다. 내년 봄에도 아름다운 벚꽃 그늘을 볼 수 있기를... 2010. 5. 27.
싱고니움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과 같은 중남미가 자생지인 이 열대식물은 의외로 햇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그늘이나 직사광선이 아닌 햇볕을 좋아하는 녀석이다. 하지만 빛이 너무 없으면 키만 멀대같이 자라나 버리는데 마치 콩나물이 자라나는 것과 흡사하다. 그런데도 굴광성이 강해서 날마다 조금씩 화분의 방향을 바꿔줘야 예쁜 매무새를 유지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열대식물이라 추위엔 약한 편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잎이 노랗게 시들어 버린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흠뻑 주면 되고 뿌리가 썩지 않도록 물빠짐이 좋은 흙에서 키워야 한다. 나는 하루에 한번 분무기로 물을 주는 방법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종종 바쁜 회사 일로 정신을 놓고 있을 때면 거의 빈사 상태로 시들해졌던 것이 한 두번이 .. 2010. 5. 17.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한 여름의 뙤약볕을 받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에 알이 꽉 찬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지금은 해가 바뀌어 겨울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이월, 음력 초하루. 이제 머지 않아 새봄이 올텐데 아직도 가지를 떠나지 못한 열매들. 모진 바람 불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을 보내는 동안 저기 저 열매들은 윤기도 잃고 얼굴도 수척해졌다. 무성했던 잎들을 모두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처럼 삐쩍 말라버린 열매들이지만 그 속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0.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