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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17

담쟁이 처럼 한걸음 한걸음 씩 걸어라 식물들 중엔 발이 달린 짐승 처럼 그 자리를 옮겨다니는 것들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생을 마감할 때 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식물들에게 기대하는 것이지만요. 이렇듯 우리가 상식적으로 또는 보편적으로 알고 있으면서 쉬이 여기는 바람에 놓치고 사는 것들이 많은줄 압니다. 담쟁이의 흡판도 그런 류의 일반적인 상식 덕분에 가려져 있는 재미난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담쟁이 하면 당연히 벽을 타고 기어 오르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어떻게 벽에 그렇게 달라 붙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전에 제가 북청동에서 담았던 사진과는 대조적인 오늘의 이 사진 한 장은 살아있는 담쟁이의 생명력과 이동 본.. 2011. 1. 21.
해국, 가을의 꽃 가을을 대표하는 꽃, 여러분은 뭐가 떠올려지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저 역시도 가을 하면 역시 국화의 향기가 먼저 떠올려집니다. 길가에 피어나 하늘거리며 지나가는 길손에게 손짓하는 코스모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가을꽃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가을 하면 국화꽃이지요. 면앙정 송순이 지조의 상징으로 꼽았던 황국의 그 진한 노란색은 어느 늦가을에 갑자기 내리친 풍상에도 의연하여 꿋꿋한 것이 그 빛을 잃지 않을 듯 합니다. 이에 못지 않은 순백의 국화꽃은 그 색 없음과는 달리 향기가 가득하니 이승을 떠나는 고인의 넋을 달래며 그 유지를 기리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가을의 들녘에서 뿐 아니라 푸른 하늘 밑 바닷가에서도 국화를 볼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 제가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해국입니다. 딴은 해변국이라고도.. 2010. 10. 25.
바위솔을 아세요? 연화바위솔이 꽃을 피웠습니다 점심 시간 이야기가 또 이어집니다. 가을을 맞아 우리 강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식물들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음, 따로 제가 전시회를 찾아간 것은 아니구요. 때마침 제가 요즘 일하고 있는 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더군요. "우리꽃 전시회", 올해로 벌써 20회라고 하네요. 재미난 식물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익기도 하고 저런 모습도 있었나 싶은 식물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통칭 바위솔이라 불리는 식물인데요. 마흔 두 종의 바위솔이 있고, 우리 나라에선 십여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꽃은 가을에 핀다고 하니 정말로 제 때에 만나게 된 것이지요. 위의 사진에 담긴 꽃을 피운 바위솔은 연화 바위솔이고요. 바위솔의 다른 모습도 감상해 보실까요? 여기까지는 연화바위솔이었구요. 다음의 사진들은.. 2010. 10. 16.
벼꽃 아세요? 벼꽃을 보신 적 있으시냐구요. "요즘 아이들은 벼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요?, 글쎄 쌀나무라고 부르지 뭐에요." 조금은 철 지난 우스개 소리인 것 같습니다. 벼를 쌀나무라고 부르게 된 이유를 짐작해보건데 나무와 한해살이 풀에 대한 구분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벼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그다지 생각을 하질 않고 살았던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그냥 "열매인 쌀이 열리니까"라는 관점에서 열매가 열리는 "나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한 것이 아닐런지요. 어쨌든 지구촌의 60억이 넘는 인구 중 반 이상은 이 벼에서 생산되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고마운 식물이지요. 그런데 열매가 열린다는 것은 어쨌든 알고 있습니다만, 벼에서 꽃이 피는 것은 알고 있으셨나요? 그러니까 벼꽃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벼꽃이 피는 시기는 품종이나 재배지.. 2010.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