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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남자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의 Richard Straub 박사와의 만남(1)

by likebnb 2017. 9. 26.

지난 월요일에 특별한 독서 모임에 초대되어 좋은 시간을 가졌다. 선정한 책의 저자가 직접 강연하는 특강 프로그램이었고 이번에 초대된 저자는 Peter Drucker Society의 유럽 연합 의장인 Dr. Richard Straub, 그는 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슈와 검토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 중 특히 와 닿았던 인상적인 내용 몇 가지를 요약 정리하고자 한다. 이 글은 그 첫 번째로 WHAT, HOW, WHY에서 영감을 얻어 DIKW를 정리한 것이다.


1. WHAT, HOW, WHY 

'The Layers of Management'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다음 그림을 처음 보는 순간 난 DIKW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경영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라 생각된다. 즉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경영과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금 난 무슨 질문을 해야 하는가? 그렇기에 WHAT-HOW-WHY는 방법론이자 프로세스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Data > Information > Knowledge > Wisdom으로 연결된다.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빅데이터 분석에 대해 심취해 있고, 매일 같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업이 그 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내려면 무엇부터 따져봐야 할까? 그런데 피터 드러커는 WHY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 말하자면 이렇게 말이다. 다시 말해 올바르고 타당한 질문인지를 먼저 따져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WHY로 시작해서 WHAT 그리고 HOW로 끝난다. 왜 그런 답을(질문을) 원하는지(하는지), 즉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하고 나면 그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 어떤 이론적 근거와 지식 그리고 개념들이 필요하며 긍국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처리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라는 것이다.


DIKW는 이 과정을 거꾸로 진행한다. 데이터에 Context를 입혀서 정보를 획득하고 여기에 의미를 부여해 지식을 구축한다. 개념과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후 지식과 지식 사이에 그리고 조직과 조직 사이에 얽혀 있는 이해관계로 부터 습득한-아니 터득했다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Insight를 통해 지식은 지혜로 거듭나게 되며 이러한 지혜는 WHY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질문들을 끄집어 낼 수도 있게 된다.


출처 : Richard Straub 박사의 강연 중


출처 : https://www.pursuant.com/blog/redefining-fundraising-data


정리하자면 데이터 과학의 과정은 데이터로 시작해서 지혜로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이런 DIKW 프로세스가 바로 빅데이터 분석의 과정이고 요즘 대세라고 하는 기계학습의 프로세스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예일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수집할 것이며 또 아구가 맞지 않는 데이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들을 하나의 문맥에 맞춰 결합하려면 어떤 기준으로 제시해야 할까, ... 정말이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이질 않는다.


데이터가 모아졌다고 치자. 데이터는 관측된 값일 뿐, 이제는 이 데이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문맥, 맥락 뭐라 불러도 좋다. 보통은 메타 데이터라고 표현하는 관측된 값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가 수집된 시각과 장소, 데이터의 유형과 데이터 생성의 주체 등등. 이렇게 부연 설명을 덧붙이면 제법 괜찮아 보이는 옷을 입은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관심 밖일 수도 있다. 정보란 그런 것이다.


그래도 여기 까진 그리 어렵지 않다. 다음 단계인 정보를 지식으로 바꿔 내는 작업은 지난한 일이다. 왜냐면 데이터가 갖고 있는 숨은 의미를 발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선행 지식이 필요하고 논리적 사고력 또한 필요하다. 왜냐면 선행 지식을 총동원 해 정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샅샅히 숨어 있는 것들을 밝혀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해체한다는 것이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본질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재구성하는 것도 아무렇게나 할 순 없는 노릇! 대부분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뉴비들이 이 점을 간과하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생각치도 못했으리라.


보아하니...

지혜란 그런 것이다. 정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새롭게 구축한 지식 앞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어찌할까, 애써 구축한 지식의 체계 앞에서 느껴지는 바가 아무 것도 없다면. 지식의 상아탑 속에 숨겨진 사리를 볼 수 없다면 그는 통찰력이 없는 것이다. 꿰뚫어 볼 혜안이 없다는 말이다. 이러할진대 알고리듬이며 플랫폼이며 프레임웍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관계를 읽는, 관계 속에 숨어 있는 문제의 답을 읽는 혜안과 통찰력이야 말로 천부적인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천부적인 재능이라 함은 사람에 대한 관심 관계에 대한 관심이라 말하고 싶다. 엄청난 것으로 기대했다면 '아니올시다'이다. 하지만 이 관심이라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한 번, 찰나의 관심으로 관계를 관통하는 통찰력이 생기지는 않으니 말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만 시간의 법칙'이 따라야 한다.


정리해보도록 하자. 경영자들은 WHY, WHAT, HOW의 순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 해법을 찾아 실행 아이템을 정한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이런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WHY에 답하기 위해 지식의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경영자들의 Insight를 빌어 스스로 질문을 해보고 그 답을 음미해 보아야 한다. 어려운 과정이고 쉬이 결론을 내릴 수 없는 Process이지만 의미 있고 보람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