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읽는 남자

경영(management)이란 단어를 곱씹어 보다

by likebnb 2017. 10. 11.

지난 9월의 마지막 날에 책을 한 권 샀다. "경영은 현대 서구 사회의 기본적인 믿음을 나타낸다." 피터 드러커가 그의 책에서 한 말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 바이블>이란 책은 총 12 개의 장으로 구성 됐고 그 중 첫 번째 장인 경영의 원칙, 경영의 필요성이라는 섹션에서 언급된 말인데 경제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으로 인간 생계를 통제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 생활의 향상과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이 주장에 대해선 다시 또 생각해 볼 일이지만 지금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이란 단어이다. 영어로 말하자면 management인데 이는 동사 manage의 명사형이라는 것은 경영학도가 아니어도 알 것이다. 하지만 단어라는 것이 일차적인 뜻풀이만 해선 재미가 없다. 적어도 그 단어의 어원과 여기서 파생된 단어들의 가계도를 그려보는 것이 필요하단 말이다. 그렇다면 management의 어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우선 이 단어를 삼등분(곤충을 삼등분하면?) 해보자.


man*age*ment


뭐가 보이는가! 우선 ~ment라는 접미사는 [동작, 상태, 결과]와 같은 의미를 갖는 명사형을 만들 때 붙인다. 다음으로 age는 나이라는 뜻의 명사형도 있지만 <술 등을/이> 익히다/익다라는 동사로도 쓰인다. 마지막으로 man은 뭘까? 우리가 익히 잘 아는 man power의 man일까? 아니다. 라틴어 manus에 어원을 둔 것으로 "손"이란 뜻이다. 중세 유럽의 영주들은 기사들을 두고 있었고 이 기사들은 기본적으로 말을 잘 다뤄야 했다. 즉 말을 다루기 위해 "손"으로 고삐를 잘 쥐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므로 man*age는 "손에 익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즉 고삐를 쥐고 말을 다루는 것이 손에 익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적인 의미로 와서 말을 다루는 것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루고, 가장으로써 가정을 그리고 관리자로써 기업을 잘 다루는 것 까지로 의미가 확대 변천한 것이다. 더 나아가 국가도 경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manage는 관리하다, 경영하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어원을 같이하는 다른 단어, man*ner를 살펴 보도록 하자. 이 단어는 몸가짐, 태도, 기품, 버릇, 몸가짐 등을 의미한다. 즉 손에 익은 방법이나 습관에서 나아가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상식적인 태도라고 볼 수도 있겠다. 


manu*fact*ure라는 단어도 같은 어원, manus를 포함한다고 한다. 이 단어를 구성하는 나머지 각각의 어원을 풀어보면 "손으로*만들어진*것"으로 볼 수 있겠다. 16세기 중반 이후 산업혁명 때 까지 수공업에서 기계공업으로 진행하는 과도기에 독립된 다수의 수공업자들을 한 작업장에 모아 동일 자본으로 관리 아래 생산에 종사하게 했던 서구 자본주의의 한 형태를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중국의 고전,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문장인 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군자가 취해야 할 올바른 자세를 말한다고 한다. 동양과 서양은 얼핏 서로 먼 것 같지만 manus를 어원으로 하고 있는 manner, manage, mangement라는 단어의 관계를 보면 먼저는 자기 자신을 수련하고 나아가 집안을 돌보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를 다스리는 것이 군자의 도리라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