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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점심 산책 - 진달래과 꽃들

by likebnb 2010. 7. 4.

 

'식사들 하시지요~'

아침 11시 50분, 난 이렇게 매일 이 시각이면 자명종 처럼 모두에게 점심시간임을 알린다.
그리곤 6층 계단을 총총 걸음으로 날렵하게 내려가 1층의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로비로 나왔다. 햇살이 참 좋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일을 오늘은 꼭 하리라 맘 먹고 사무실에 올라가 장비를 챙겨서 다시 6층 계단을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리드미컬하게 내려 왔다. 장비? 라고 해봐야. 카메라 한 개가 전부지만...

 




무려 40.6kcal가 쓰여진다고 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내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무실 가까이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
전철역에서 내리자 마자 연결되는 공원을 가로질러 사무실까지는 약 5분 거리.
그렇기에 늘 그곳을 지나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봄이면 온갖 새순들이 올라올 것이고, 난 그 새생명들을 바라보는 것이 그렇게 좋기 때문이다.
겨우내 죽은 듯 지내던 앙상한 가지들이 마술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연한디 연한 연두빛 새순을 내 놓는 것을 보고 있자면
왠지 나에게도 그런 생명활동이 전해 올 것만 같기 때문이다.


공원을 돌면서 가져온 장비를 이용해 새순들을 부지런히 주워 담고 있는데 어떤 노부부가 다가오셔서 한 말씀 건네신다.

"무얼 그렇게 담고 있는게요?"

그렇다. 내 모양새가 조금은 의아해할 만도 하다. 대게는 형형색색 예쁘게 피어난 꽃을 담는 것이 일반적인 모양새 일텐데
난 꽃이라곤 없는 그저 줄기와 가지 그리고 그 끝에 돋아난 새순들을 찍고 있으니...

노부부에게 설명을 드렸지만 그다지 납득하시는 분위기는 아니다. 시계를 보니 열두시 오십오분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을 한번 올려다봤다. 다들 봄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도 늑장인 녀석이 보인다.
왠지 저치의 하늘은 공허하다.

'나의 하늘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아니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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