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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2

방망이 깎던 노인은 가고 없지만 천 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소설을 삼일 만에 독파하는 성격이지만 윤오영님의 수필집 방망이 깎던 노인은 백사십 페이지에 불과함에도 근 삼주에 걸쳐서야 읽기를 마쳤다. 이 석주 간의 시간 동안 수필이라는 것이 소설과는 다른 매력이 있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먼저 윤오영 선생은 우리 나라 수필문학의 이정표 역할을 제대로 하신 분이다. 그의 대표적인 수필로는 우리 학창시절의 교과서에서 만났던 방망이 깎던 노인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순하게 심혈을 기울여 공예미술품을 만들어냈다. 이 방망이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 2010. 6. 21.
수필 '찰밥'을 읽고 찰밥을 싸서 손에 들고 새벽에 문을 나선다. 오늘 친구들과 소풍을 가기로 약속을 하고 점심 준비로 찰밥을 마련한 것이다. 내가 소학교 때 원족을 가게 되면 여러 아이들은 과자, 과실, 사이다 등 여러 가지 먹을 것을 견대에 뿌듯하게 넣어서 어깨에 둘러메고 모여들었지만, 나는 항상 그렇지가 못했다. 견대조차 만들지 못하고 찰밥을 책보에 싸서 어깨에 둘러메고 따라가야 했다. 어머니는 새벽같이 숯불을 피워가며 찰밥을 지어 싸주시고 과자나 사과 하나 못 사주는 것을 몹씨 안타까워 하셨다. 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에 여축은 못 해도, 내 원족 때를 생각하고 고사 쌀에서 찹쌀을 떠두시는 것은 잊지 아니하셨다. 나는 이 머머니의 애틋한 심정을 아는 까닭에, 과자나 사과 같은 것은 아예 넘겨다보지도 아니했고, 오직 어머니.. 201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