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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꽃3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제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입니다. 5학년 무렵이지요. 저의 고향은 항구 도시, 목포. 그곳에서도 해변 가까운 곳, 그러니까 북항이라고 불리우는 그 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집 근처의 길은 아스팔트 길이긴 하나 갓길로는 여전히 흙이 남아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 있는 보기 좋은 길이었지요. 어린 나이였슴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에서 들었던 유행가 가사를 혼자서 읇조리며 그 길을 걷곤 했습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 .... 시간은 다시 2년 전으로 껑충 뛰어 2008년의 7월 초가 되었습니다. 중랑천에서 반가운 님이라도 .. 2010. 7. 15.
늦봄에 보는 국화과 꽃, 마가렛 몇 해 전, 오월의 마지막 날에 아이들과 함께 과학도서관엘 다녀 왔습니다. 이 전에 쓴 몇몇 글들에서 '느린 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는데요, 느린 길이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오월의 꽃들이었답니다. 꽃, 특별히 들에 핀 들꽃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냥 지나치지 못하도록, 발길을 붙들어 매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꽃, 마가렛도 어찌 보면 식상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치 소우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 만큼 강렬함이 내재한 꽃입니다. 적어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국화과 꽃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수없이 많은 통꽃과 혀꽃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를 이룬 두상화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씀 드리자면 아래 보이는 사진의 가운데 부분에 노란 것들이 .. 2010. 7. 1.
황국을 보며 풍상(風霜)이 섞어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이온양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학창 시절에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면앙정 송순의 시조입니다. 제작년 가을 무렵에 어느 식당 앞을 지나다가 기품있고 향이 그윽한 노란 국화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카메라로 담아 보았습니다. 황국이 달리 무슨 뜻을 지녔겠습니까만은 그래도 누군가의 심정을 헤아리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참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우리 삶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표현 방식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또 어떤 이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헤아리면 족하지 않은가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찌 사람이 신이 아닐진대, 표현하지 않은 .. 2010.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