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속에서

늦봄에 보는 국화과 꽃, 마가렛

by likebnb 2010. 7. 1.



몇 해 전, 오월의 마지막 날에 아이들과 함께 과학도서관엘 다녀 왔습니다.
이 전에 쓴 몇몇 글들에서 '느린 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는데요, 느린 길이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오월의 꽃들이었답니다.

꽃, 특별히 들에 핀 들꽃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냥 지나치지 못하도록, 발길을 붙들어 매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꽃, 마가렛도 어찌 보면 식상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치 소우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 만큼 강렬함이 내재한 꽃입니다. 적어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국화과 꽃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수없이 많은 통꽃과 혀꽃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를 이룬 두상화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씀 드리자면 아래 보이는 사진의 가운데 부분에 노란 것들이 바로 통꽃들입니다. 큐빅처럼 점점이 박혀 있는 그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주변으로 둘러 있는 하얀 잎 하나하나가 바로 혀꽃들이구요.이런 형태의 두상화를 관상화(管狀花) 또는 반상화(盤上花)라고
부른답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로 시작되는 유명한 시 한 소절이 문득 떠올려집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니 한송이가 한 송이가 아니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앞서 '소우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라고 썼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말 '착각'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는 말이로군요.

국화과 꽃들은 우리가 부르는 그 한송이가 바로 그 자체로 꽃다발인 것이지요.
밤하늘의 은하수로 대변되는 우주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