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71

생명은 열매를 맺는다 한 여름의 뙤약볕을 받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에 알이 꽉 찬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지금은 해가 바뀌어 겨울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이월, 음력 초하루. 이제 머지 않아 새봄이 올텐데 아직도 가지를 떠나지 못한 열매들. 모진 바람 불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을 보내는 동안 저기 저 열매들은 윤기도 잃고 얼굴도 수척해졌다. 무성했던 잎들을 모두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처럼 삐쩍 말라버린 열매들이지만 그 속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0. 5. 16.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 몇 해 전의 일이다. 지금 사용 중인 카메라를 사고나서 처음으로 출사를 나섰던 날. 서울숲에서 이 이름 모르는 식물을 보았다. 꽤 높은 담장이었는데 이 녀석은 지칠줄 모르는 투지를 갖고 담장 너머 저쪽에서 기어 올라 결국 이 담장을 넘고야 말았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지나온 길에 여정을 기록하듯 마디마디 마다엔 작고 앙증맞은 잎을 한쌍씩 돋아내고 있다. 어쩌면 그 마디마디가 말 그대로 자신의 한계와 맞 싸웠던 고비고비의 순간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수직으로 곧은 벽을 타고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에는, 더우기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못한 이 녀석에겐 더욱 더 그러했을 것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이 녀석은 본능적으로 기어 오른 걸까? [Thinking like Bar.. 2010. 5. 15.
내 고향 남쪽 바다 나이가 들고 나서야 내 고향 앞 바다의 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Thinking like Barnabas...] 2010. 5. 14.
핫라인 나에겐 생소한 작가이다.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 루이스 세풀베다가 살아 온 작가의 길 당신은 패배자 집단의 일원인가? 두께가 상당히 얇은 편에 속하는 단편 소설이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진행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내내 작가는 독자들이 익히 알만한 스토리 전개는 아에 생략해 버렸다. 어차피 말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알아서 상상해 낼 것이라 믿는 것 같다.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각색된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느끼는 약간의 허무함 또는 아쉬움이랄까...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글이 재미가 떨어진다거나 기대치 이하라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 작가는 소설을 위한 소설을 쓰고자 함이 아니고, 시대를 고발하는 데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자신이 하고 싶었고 했어야.. 2010.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