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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바다 몇해 전 설, 고향에 내려 갔을 때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종점에 위치한 내 고향집 가는 길 옆으로 전에 없던 다리가 놓인 것을 보았다. 어린 시절 종종 철선을 타고 건너 다녔던 압해도. 그 섬을 이젠 다리를 타고 건널 수 있게 된 것이다. 집에 도착한 다음 날 오후에 그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갔다. 학창시절엔 이 섬에 참 많이도 왔었다. 그 때의 추억이 더듬더듬 떠올려지는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 갔다. 당시엔 포장된 도로가 없었지만 이젠 섬 곳곳으로 이어진 길이 대부분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길 양쪽으로 여전히 포도밭, 배밭 그리고 전엔 흔치 않았던 무화과 밭이 눈에 띈다. 드디어 섬의 거의 끄트머리까지 왔다. 송공산이 보인다. 산의 기슭으로 조금 올라가서 저 쪽 바다를 내려다 본다. 그리고 한 폭.. 2010. 5. 11.
무엇과 함께 담아낼 것인가? 오랫만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저기 전선들이 마주치는 곳에 해가 걸려 있다. 여기 이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일년 삼백육십오일의 해넘이를 바라봤을 이 전주들. 오늘은 갑자기 이 친구들이 부러워진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이제 막 파릇파릇한 이파리들을 내놓은 은행나무가 서 있다. 은행나무도 역시 이 자리에서 사계절을 누리면서 매일의 황혼을 즐겼으리라 생각하니 이도 역시 부러워졌다. [Thinking like Barnabas...] 화면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무엇과 함께 담을 것인가이다. 물론 지금 이 사진의 주인공은 우선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태양이다. 하지만 화면 가득 메우는 태양이 아닐 바에는 이 주인공과 함께 밋밋한 사진을 채워줄 조연을 캐스팅.. 2010. 5. 9.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퇴근길 정체가 유난히 심했던 날이었습니다. 사실 말이 퇴근길이지 저녁 열시가 넘어서 나선 귀가길이었지요. 여기저기 차들이 많습니다. 집으로 가는 모든 루트들이 정체가 심하다는 리포터의 답답한 목소리. 결국 자정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정릉터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저 앞으로 빛들이 그리고 차선과 자동차들의 후미등들이 모여들고 있는 소실점이 보입니다. 그 곳이 이 터널을 빠져나가는 출구겠지요. [Thinking like Barnabas...] 흔히들 지금 이 터널을 지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거라고들 합니다. 이때 말하는 터널이라는 것은 일종의 비유겠지요. 인생의 힘든 시기를 빗대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여러 차례의 터널을 경험하게 됩니다. 새로운 터널의 시작은 설레이기도 합니다.. 2010.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