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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26

맞잡은 손은 살아보니 어둡고 암울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음산하고 축축하며 앞을 알 수 없는 어둠의 터널은 끝이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음으로 인한 두려움은 우리 가슴을 짓누르고 사기를 꺽어 놓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어두운 터널에서라도 심지어 부패한 것들로 가득찬 스올1)의 뱃속에서라도 마음 든든한 이의 따뜻한 손 맞잡고 있다면 결코 두렵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어둠을 헤치고 결국에 다다를 광명의 빛을 향한 희망에 가슴 벅찰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기 어두운 터널을 지나와 이제 막 빛의 세계로 나가려는 모녀를 보십시오. 그들이 길을 잃지 않고 어두움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저렇게 맞잡은 두손이 있었기에 그 맞잡은 손에는 서로의 온정이, 가슴에는 서로를 북돋은 사랑의 빛이 있었기 때문일 것.. 2010. 7. 31.
당신은 내게 못자국을 남겼지만 - 2 당신은 내게 못자국을 남겼지만 - 2 당신은 내게 못자국을 남겼습니다. 내 가슴을 파고 들어 오는 그 날카로운 끝으로 인해 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많은 밤을 아파하고 원망하며 뜬 눈으로 지새웠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기라도 하면 그 못이 전극이라도 된 것 처럼 온 몸이 저려와 잠시 잊혀졌던 아픔을 되살려냈습니다. 살아야겠기에 이겨내야만 했습니다. 그 아픔에 무뎌지기 위해 군데 군데 옹이를 심었습니다. 모진 비바람에도 마음 저리지 않고, 다시는 어떤 날선 못도 내 가슴에 처박히지 않도록 나는 돌 보다도 더 딱딱한 마음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그후로도 많은 낮과 밤이 흘렀습니다. 그러는 어느날 문득 나는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남긴 못자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이 내게 남긴 못자국으.. 2010. 7. 26.
당신은 내게 못자국을 남겼지만 당신이 내리친 그 큰 못으로 인해 견딜수 없는 극한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내리친 못으로 인한 아픔은 잠시였지만 마음의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지워지질 않습니다. 촉촉한 봄비가 내려도 내 몸은 움츠러 듭니다. 그 못자국으로 생긴 상처를 타고 흘러들어온 빗물에 온 몸이 저려오기 때문입니다. 곡식들이 한창 익어가는 여름 한 철에도 나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 싸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내리쬐는 뙤약볕에 결국 내 의지 마저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겨울 세찬 눈보라를 겪은 것이 벌써 몇 해, 이젠 온 몸 곳곳에 세월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당신이 남긴 그 못자국에 비하면 세월이 만든 상처들은 그리 대단한 것 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내게 못자국을 남겼지만 나는 그 못자국으로 인하여 지금 여기 .. 2010. 7. 25.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 신약성서 고린도전서 13장에서 - 오늘도 지나간 옛 사진을 정리하는 중에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었나?" 싶은 사진이 또 한장 나왔습니다. 아마도 "언제고 이 사진을 소재로 하여 짤막한 글을 하나 써봐야지 " 하는 마음에 카메라로 담아 뒀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 사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사랑에 대해서 뭘 알고 있기에 남들에게 읽힐 글을 쓸수 있을까..." 그리하여.. 2010.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