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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69

집중 또는 배제, 보고 싶은 것을 본다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파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근 한 달이 되어 가는 군요. 항상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에도 금방 적응을 하는 편입니다. 요즘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건물 옥상에 정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점심 시간에 그 옥상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마침 구내 식당이 15층에 있고 옥상은 바로 그 위거든요. 어제 점심 시간에도 옥상정원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사진담기 놀이에 여념이 없었지요. 꽃을 보면 카메라에 손이 가는 것이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반사적인 반응을 부추기는 것엔 아이폰이 한 몫을 하고 있지요. 수동 포커싱 기능이 있어서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어느 정도 아웃포커싱도 가능한 나름 괜찮은 카메라이거든요. 위에 있는 사진.. 2010. 8. 5.
이름 없는 들풀이지만 '비바람 속에서도 꽃은 피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 소시적 부르던 동요의 한 소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광경에 매료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길에 한번씩 올려다보고 지나갑니다. 처음 담장 위에 뿌리를 내렸을 그 때엔 정녕 몰랐을 겁니다. 그 곳이 그렇게 척박한 곳이라는 것을. 아무리 보아도 그 담장 위에선 물이라곤 있을 것 같질 않습니다. 요즘 처럼 무더운 날씨에 타들어가는 듯 작렬하는 태양빛에 목 마르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고 경이롭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습니다. 한 때, 저 역시도 마치 저 담장 위 들풀과 같은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요. 앞뒤좌우로 꽉 막혀서 어디 한군데도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없는 그런 시절을 사오년 정도 겪었습.. 2010. 7. 29.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오 詩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오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꾄다 갈리 있오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와 자셔도 좋오 왜 사냐건 웃지요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서정시들 중에서도 외우기가 쉬워서(짧으면서도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 입에 달고 있는 것들 중 하나이다. 아마도 많은 친구들이 이 시의 마지막 한 소절 "왜 사냐건 웃지요"를 수도 없이 인용했을 것이다. 삶의 적재적소에서 말이다. 새삼스럽게 그 시절 국어 수업시간으로 돌아갈 일은 없다. 다만 이제와서 당시 배웠던 싯구들이 한층 더 새롭게 마음에 와 닿는다. 시인 김상용은 20세기의 시작인 1902년에 태어나 소년시절에 3.1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분이다. 이 시는 그로부터 한참 후인.. 2010. 7. 27.
압축된 시간, 퇴적암을 바라보며 퇴적암(Sedimentary Rock), 지구 표면의 75~80%를 뒤덮고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에 걸처 바람에 깍인 암석의 잔해나 하천의 물살에 의해 떠내려온 광물질 등이 쌓이고 눌려서 층을 이룬 것을 "쇄설성 퇴적암"이라고 부른다 했다. 이름이야 어떻든 지금 내 눈에 띄인 이 아름다운 자연의 작품은 유구한 인고의 세월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각각의 층리들은 우리 인류가 짐작할 수조차 없는 유수한 세월이 축적된 것이요. 그 각 층에 압축된 물질들은 한 장소로 흘러들어온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마치 녹음기에 의해서 자기 테이프에 음향이 기록되듯 이 층리 마다에는 퇴적 당시의 자연 변화들이 기록되어 있다. 어느 날, 그냥 발길 가는 데로 훌쩍 바닷가로 떠났습니다. 태생이 바닷가 출신인지라 바다가 .. 2010.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