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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그 땐 봄이었는데, 사진은 가을을 보인다.

by likebnb 2012. 11. 3.





몇년 전 봄에 홍콩을 경유하여 마카오에 다녀온 적이 있다. 


마카오 북 쪽 섬에 있는 몬테요새(Mount Fortress)에 올라서면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건물의 옥상과 같은 곳으로 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

어쩌면 그 곳 사람들에겐 그냥 평범한 정원일지도 모르겠지만 멀리 떠나 온 나에겐 신기한 모양의 꽃들이 많다. 어른이 된 나에게 '신기함'의 느낌을 주는 정원이다.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 꽃들도 많았지만 내 눈에 익숙한 꽃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은 


'아, 가을인가?'



처음에도 말했지만 한국을 떠나올 때는 - 고작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다. - 3월 초 꽃샘추위가 아직 겨울과 봄을 가르고 있는 시점이었다.

더우기 표준시로 네 시간 밖에 차이나지 않는 여기 마카오는 무덥고 습한 여름을 연상시키는 날씨인데, 가을의 꽃이라니!

생소함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짧은 순간을 사진 한 장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사진 만으로 누가  알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재능 있는 사진가라면 그 묘한 공존의 느낌 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