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75 문경새재-주흘관 이야기 이어지는 문경새재 이야기입니다. 임진왜란 후에 세 개의 관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는 이야기는 이전의 글에서 사진으로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조선 선조 25년(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을 겪는 중 고려 초부터 조령이라 불리우던 영남과 서울을 잇는 요충지였던 이곳을 지켜내지 못한 것이 전세에 크게 영향을 미친 후, 선조 27년(1594년)부터 성곽 등을 수축하기 시작하여 숙종 34년인 1708년에 비로소 제1관문까지 축조하여 세 개의 관문을 모두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첫번째 관문인 주흘관(主屹關)이 이번 이야기의 주제입니다. 주흘관을 비롯한 조곡관과 조령관, 세 개의 관문은 1966년에 사적 147호로 지정하여 관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남 제 1관문의 이름은 아마도 오른쪽에 떡하.. 2010. 9. 27. 문경새재-주차장에서 주흘관까지 문경새재 이야기를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8월 19일 여섯시 즈음에 의정부를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을 거쳐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에 있는 문경새재도립공원의 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아침 여덟시 삼십분 경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짐을 꾸려 주차장을 나서면서 문경새재 탐방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엄마와 큰 아들 사이로 살짝 제1관문인 주흘관의 위치가 보이고 그 왼쪽 위로 올라가면서 조곡관과 제3관문인 조령관의 위치가 표시된 것이 보입니다. 오늘 우리가 걸을 옛과거길은 해발 1,025미터의 조령산과 1,105미터의 주흘산이 양 옆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숲이 울창한 오솔길입니다. 울창하다는 것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고 그 .. 2010. 9. 24.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 - 닭의장풀(달개비) 육년쯤 전 여름의 일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되어서 였지요.집 뒤로 작은 산이 하나 있어요. 당시엔 지금처럼 잘 정비해 놓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닐 만 했습니다.아이들 유치원도 바로 집 앞에 있었구요. 그 유치원 바로 옆이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이었습니다.쉬는 날은 아니었는데 출근이 조금 늦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차를 가지러 그 산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중에 평소에 못봤던 작은 꽃을 발견했어요.꽃모양도 특별했지만 그 빛깔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한 눈에 반할 만 했지요.쉽게 눈에 띌만큼 충분히 크지도 않고, 양지 바른 곳에 드러나 있지도 않았기에 더욱 끌리는 그녀였습니다.닭의장풀이라고도 불리우는 달개비를 소개합니다.7월부터 8월 사이에 피어나는 한해살이 풀입니다. 꽃잎은 하.. 2010. 8. 9. 집중 또는 배제, 보고 싶은 것을 본다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파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근 한 달이 되어 가는 군요. 항상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에도 금방 적응을 하는 편입니다. 요즘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건물 옥상에 정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점심 시간에 그 옥상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마침 구내 식당이 15층에 있고 옥상은 바로 그 위거든요. 어제 점심 시간에도 옥상정원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사진담기 놀이에 여념이 없었지요. 꽃을 보면 카메라에 손이 가는 것이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반사적인 반응을 부추기는 것엔 아이폰이 한 몫을 하고 있지요. 수동 포커싱 기능이 있어서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어느 정도 아웃포커싱도 가능한 나름 괜찮은 카메라이거든요. 위에 있는 사진.. 2010. 8. 5. 맞잡은 손은 살아보니 어둡고 암울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음산하고 축축하며 앞을 알 수 없는 어둠의 터널은 끝이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음으로 인한 두려움은 우리 가슴을 짓누르고 사기를 꺽어 놓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어두운 터널에서라도 심지어 부패한 것들로 가득찬 스올1)의 뱃속에서라도 마음 든든한 이의 따뜻한 손 맞잡고 있다면 결코 두렵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어둠을 헤치고 결국에 다다를 광명의 빛을 향한 희망에 가슴 벅찰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기 어두운 터널을 지나와 이제 막 빛의 세계로 나가려는 모녀를 보십시오. 그들이 길을 잃지 않고 어두움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저렇게 맞잡은 두손이 있었기에 그 맞잡은 손에는 서로의 온정이, 가슴에는 서로를 북돋은 사랑의 빛이 있었기 때문일 것.. 2010. 7. 31. 이름 없는 들풀이지만 '비바람 속에서도 꽃은 피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소시적 부르던 동요의 한 소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광경에 매료되었습니다.아침마다 출근길에 한번씩 올려다보고 지나갑니다.처음 담장 위에 뿌리를 내렸을 그 때엔 정녕 몰랐을 겁니다. 그 곳이 그렇게 척박한 곳이라는 것을.아무리 보아도 그 담장 위에선 물이라곤 있을 것 같질 않습니다.요즘 처럼 무더운 날씨에 타들어가는 듯 작렬하는 태양빛에 목 마르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을 보면참으로 대견하고 경이롭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습니다.한 때, 저 역시도 마치 저 담장 위 들풀과 같은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요. 앞뒤좌우로 꽉 막혀서 어디 한군데도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없는 그런 시절을 사오년 정도 겪었습니다. 어떻게.. 2010. 7. 29. 이전 1 2 3 4 5 6 ··· 13 다음